◇확풀리는 한국사 1.2
역사는 가설을 따르지 않는다. 유적이나 유물에 의해 고증되는 것을 가지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다른 학문에 비해 보수적이고 고지식하다는 인식을 받는다. 저자의 의식은 여기서부터 확장된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시대를 살면서 시험 답안지에 정답을 쓰듯 따분한 역사 공부에서 벗어나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에 수정을 가할 수 있을 만큼 역사에 있어 유연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정사를 통해 역사의 중심으로 바로 본 다음 그 곁가지들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왕조사를 중심으로 엮은 한국사이다. 하지만 저자는 지배층에 의해 기록된 역사에서 벗어나 역사 뒤편에 가려진 피지배층이나 소외되어 있던 사람들의 삶을 통해 역사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나 인간적인 면의 통찰을 시도한다.
작가의 이러한 시각의 출발점은 현대인에게 지나간 역사를 통해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대비하고 계획하는 보다 넓고 깊은 지혜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에 있다. 저자가 역사 이면의 진실로 지목하는 대목 중 하나가 단일민족에 대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학교에서 고대의 우리조상들을 고조선 게통의 한족과 부여·고구려 계통의 예맥족이 근간을 이룬 단일민족으로 배운 것에 대해 몇 개의 종족이 동일한 문화권을 형성해 그 문화를 계승해 온 민족으로 표현을 바꾸며 역사의 유연한 접근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서평